(야생화/복수초)복수초. 2017년 겨울 추위를 녹이는 황금색 복수초가 꽃을 폈습니다.


지난주에 집 뒤에서 우연히 매화를 만나고 해서 혹 주말에 찾았던 나의 복수초 군락지. 우리나라 육지에서 자연산 야생화로 가장 빨리 핀다는 부산 모처의 복수초 군락지를 “설마, 폈을까?” 의심을 하며 집에서 뒹굴뒹굴 하다 허탕 쳐도 억울할 것도 없어서 그냥 한번 찾아갔습니다.







복수초 군락지를 오르는 길은 아직도 칼바람이 모질게 불었습니다. 요 며칠 동안 계속 부산도 엄동설한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수온주를 영하로 끌어내리는 강추위입니다. 군락지에 도착하니 어디서 두드려 맞았는지 초록색은 사라지고 피멍이 들어 짙은 색으로 바뀐 마삭줄만 횅한 골짜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디를 봐도 복수초의 그림자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폈다면 황금색의 복수초 꽃잎이 금방 눈에 띌 텐데 두 눈을 씻고 봐도 복수초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만 갈까?” 하며 아쉽지만 한 번만 더 찬찬히 눈으로 둘러봤는데 덤불에 몸을 바짝 엎드린 복수초가 특유의 황금색 꽃잎을 드러내 “나 여기 있다”하는 듯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복수초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사람이 다닌 길만 밟으며 접근했습니다. 그 근방으로 3~4개의 복수초가 피었으며 벌써 성질 급한 놈은 꽃잎이 떨어진 것도 보였습니다. 아직은 겨울잠을 자고 있을 복수초를 생각하며 사진 몇 장을 담고 조심하면서 철수했습니다.








복수초는 겨울철에 가장 먼저 꽃을 피워서 그런지 우리에게 복과 행운을 주는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그래서 복수초의 복(福)자가 복복자 인가 봅니다. 우리도 황금을 좋아하지만, 중국사람은 특히 누런 황금색을 좋아해서 복수초를 더욱 좋아한다고 합니다. 중국사람답게 크게 잎을 벌린 게 꼭 술잔과 같다 하여 금잔화라 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복수초는 얼음을 녹이며 핀다 하여 얼음새꽃이라고도 하며 야생화를 전문으로 담는 진사는 설중복수초를 찍기 위해 눈 내린 설원을 헤매며 다니기도 합니다. 그때면 어김없이 황금색의 복수초는 눈을 녹이며 설원에 피어있습니다. 이래서 복수초는 더욱 고귀한가 봅니다. 올해에도 복수초를 만나고 왔습니다. 설원의 복수초는 아니지만 그래도 귀하고 귀한 꽃입니다. 2017년 정유년에도 모두 행운과 복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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